누군가에게
비밀이라는 것을 전달할 때
사람들은 대부분 너니까, 너한테만이라는 지칭과
영원히 발설하지 말라는 당부의 의미로
꼭, 혹은 절대라는 부사를 사용한다.
그러나 너에게만, 너니까 라는 순간
그 비밀스러움은 무장해제가 되어
대체로 곧 처녀성을 잃어버리고 만다.
그리하여 나는 꼭, 절대라는 말 대신
당분간이라는 말로 대신하는데
비밀이 안고 있는 은밀한 의미는 곧 사라지고
조만간 개나 소나 다 아는 소문으로 변질할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면 더럽기는 하지만 그것은
상대방이 과연 입이 가벼운가 무거운가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더러는
정말 경이로울 정도로 입이 무거운 사람을 본다.
그것은 입술 두께, 몸무게와 전혀 관계가 없다.
'김상훈의 낡은 수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보 한 사람 (0) | 2009.07.13 |
---|---|
청송 막걸릿집에서 (0) | 2009.07.10 |
치질에 걸린 조선 제21대 임금, 영조 (0) | 2009.07.03 |
햄릿 形의 굴레 (0) | 2009.06.19 |
지나가는 소리 (0) | 2009.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