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의 낡은 수첩

햄릿 形의 굴레

시인 김상훈 2009. 6. 19. 18:28

 

사람을 대할 때마다

나는 매번 최선은 아닐지라도

거의 최선과 차선을 오락가락하며 비지땀을 흘리곤 했다.

 

그것은 흘러가는 세월에 대한 겸손과

각질 같은 나이테가

하나씩 늘어나는 것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겸손이든 예의든

세월과 나이는 우리에 얼마나 많은 빚과 굴종을 요구하던가.

 

그래서 가끔은

햄릿 形의 굴레에서 벗어나고픈

일종의 발악 같은 것이 나를 짓뭉개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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