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잠들지 못했다.
그믐 밤 같은 술을 마시면서
보고 싶은 얼굴이
보이지 않을 때는
차라리 눈을 감아 버리자며
뭍으로 올라온
비늘 굵은 파도에게
술을 던져 주었다.
금강경보다 더 진한
술을 던져 주었다.
오늘은 바다가 술을
마신게 아니라
내가 바다를 삼켰다.
술 취한 바다와
나는 잠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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