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의 낡은 수첩

숙취에 쩔어버린 아침

시인 김상훈 2007. 7. 10. 05:32
침잠하는 새벽을 온몸으로 거부하던

광안리는 기어이 아침을 맞이하였다.


단란주점 문디 가스나덜 엉덩짝엔

밤새도록 손 자욱이 선명했지만


파도소리 백 필에

어쩌다 먹은 맘 매듭조차 풀어져


혹시나 황진인가 싶어

빈곤한 주머니 털어버렸다.

 

딱 맥주 한 잔이라는 공갈에 주눅이 들은

얼꽝 몸꽝 아가씨가 어찌나 맘결이 곱던지

말없는 눈빛에 초라한 꽃다발 던져 주었다.


콩나물 해장국 한 사발에

그놈의 몸결 맘결이 녹아버렸다.


흐흐흐.... 저급의 평준화....

그래도 그녀들의 맘결이 따뜻하게만

느껴지는 까닭은 어인일일까?....


그나저나 몇 달 용돈 다 털어버려 우짜노....


더럽게 취해버린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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