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의 낡은 수첩

바늘쌈

시인 김상훈 2008. 8. 2. 22:16
 

한 낱 두 낱

얼레빗으로 곱게 빗은 머리

옥양목 허리띠

느긋하게 졸라매고

마실 나가는 할머니


옛날에 그 길을

꽃가마 타고 올 적에

품속에 간직한 바늘쌈,

서투른 바느질에

초경 치른 가녀린 손가락


펄럭이는 세월

민들레 홀씨 되어

다산이 미덕이라며

청자 빛 하늘에 매달려

서리 낀 주황의 빛깔로

.... 청춘을 보낸

사슴 같은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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