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의 낡은 수첩

이름 모를 누이에게

시인 김상훈 2008. 7. 29. 20:46
흔히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판단하고 예단하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보거나 또 그렇게들 말합니다.


어떤 혈액형이던 공통적인 것이 있다면

아주 드라마틱한 인생을 꿈꾸거나

조신모드로 일생을 마감하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다고 하죠.


뒤집어 말하면,

어느 한쪽에선 아주 도덕적이거나 아주 퇴폐적인 양자의 것이

늘 내 자신을 괴롭히고 번뇌를 만들어내는 공장이라는 겁니다.


특히, 어릴 때부터

결코 벗어나서는 안 되는 일정한 틀 안에서 성장한 사람일수록

그 반대급부를 갈망하는 마음이 점점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29살.... 보통으로 살아가는 인생의 텍스트로 가늠해 보면

나이만 먹었다는 말도 맞고, 아직 멀었다는 말도 맞습니다.


그러나 우습게도 性에 관한 담론을 들먹이면

나이만 먹었다는 쪽으로 모두들 기울거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조금 먼발치서 내려다보면 참 우스운 얘기죠.


망가지고 싶다는 허(虛)와

그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실(實)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언제나 과제로 등장하는 부대낌입니다.


그러한 부대낌을 잘 조율할 줄 아는 지혜는

훗날 반드시 당신의 인생을 빛나게 만들 것이며

내 자신과 타인들에게 아주 당당한 모습으로 비쳐질 겁니다.


멀쩡하던 사람이 미칠 조짐이 보이거나 심지어 급사를 할 경우

평소에 하던 짓을 안 하고 엉뚱한 일을 벌일 때 입니다.

그동안 잘 살아왔다면, 잘 살아온 것 답게, 잘 살아가십시오.



* 느닷없이 망가지고 싶다는 어느 익명의 처자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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