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생각할 때마다
나는 남겨진 시간에 대해
깊은 두려움을 느끼곤 하오
지나간 시간보다
남겨진 시간이 두려운 까닭은
그대를 생각하는 나의 생각에
변화가 올 것이라는
예감 때문이 아니라
당신을 향하는
불변의 것에 대해 느끼는
끈끈한 채무감일 터
주어진 형벌의 바위를 부정하고
지상에 안주하기 위해
인간의 숙명까지 부정하는
시지푸스의 후예....
무슨 까닭인가.
이제 떠나고 싶다.
줄달음치던 욕망의 늪에서
내 명예를 끊고
자성의 껍질로
구서구석 닦아낸 내 육신을
들꽃으로 뒤 덮인 무덤에
한사코 잠이 들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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