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으로 산다는 건
날카로운 도구로 패이거나 깎여도
옹이가 박힌 티눈처럼
자존심만 키워 목이 메는 거다
하지만 나는 언젠가 들길에 서서
한 점 획으로 사라지는 빛을 바라보며
무명으로 산다는 건
가장 먼 곳의 붉은 노을처럼
한 짐 서글픔 지고 사라지는
긴 그림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김상훈의 낡은 수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침, 장대비, 용심 (0) | 2010.07.16 |
---|---|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0) | 2010.05.12 |
누군가 무심코 덧없음이라고 말할 때 (0) | 2010.04.14 |
눈물 속에 흐르는 눈물, 잠영(潛影) (0) | 2010.04.03 |
밤안개 (0) | 2010.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