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촘촘한 돗자리 씨 올 같은데
더러는 촘촘하지 못했으므로
수많은 하루를 잊었거나 죽이기도 하였으리라
하루는 아픈 몽우리 품고 치르는 초경 같은데
더러는 증상을 못 느꼈으므로
세상 누구든 아픔이 없는 것으로 여겼으리라
하루는 하루라는 낱알이 모여 책 한 권이 될 터인데
더러는 그럴듯한 기록이 없었으므로
내 전기(傳記)에는 삭제되는 부분이 있으리라
오, 지나간 하루여
'김상훈의 낡은 수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싱코페이션(syncopation) (0) | 2009.02.16 |
---|---|
내 인생의 바구니 (0) | 2009.02.14 |
미망(迷妄), 그 허허로움 (0) | 2009.02.11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0) | 2009.02.11 |
사부(師父) (0) | 2009.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