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孕)이라는 글자 하나 써놓고
반가사유상의 하루분 사유를 펼치니
한 여드레 만에 폭삭 늙었다
아름다운 시구(詩句)의 방점이
무수히 찍혔다 사라진 며칠,
눈부신 아침을 볼 수 없었고
아무도 다니지 않는 밤길을 걸으며
먼지처럼 쌓이는 바람을 만났다
선생님 간 수치가 너무 높습니다
생활패턴을 바꾸지 않으면
위험한 쪽으로 전이될 거 같습니다
의사의 간곡한 말조차
마치 시어(詩語)처럼 빛날 때
조화옹(調和翁)의 날선 생노병사가
잘 정돈된 이미지로, 내게 다시
生에 대한 깊은 사유를 묻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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