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에는 거대한 흐름을 주관하는 물렁뼈가 있다. 주장자(柱杖子)를 꼬나쥔 물렁뼈는 설데친 관용을 비끌어 활당김하는 자애를 허용하지 않는다. 나르시시즘에 빠진 직립원인이 바다를 두고 이러쿵저러쿵하지만, 바다는 아직 올곧은 이성으로 참지경(祗敬)에 가까운 태고를 노래하고 있다. 동(動)과 정(靜)이 함께 공존하는 것, 어떤 형태로든 변형이 가능하여 어떤 공간이든 채우고 비울 수 있는 것, 이것이야말로 조화옹(造化翁)이 지어낸 선(禪)의 경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시인이 바다를 보고 미쳐버리는 소이(所以)이다.
요점정리,
바람에도
방향을 태우는
투명한
뼈가 있듯이
바다에도
靜케 하고
動케 하는
거대한
물렁뼈가 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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