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인들의 등급에 관한 이외수의 9조5작위론(펌)
1. 조졸(釣卒)
마음가짐이나 행동거지가 치졸함을 벗어나지 못한 단계로 기술적인 면에서도 빵점이다. 낚시대를 들고 고기만 잡으면 낚시꾼인줄 아는 부류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고기를 잡는다. 한마리라도 잡히지 않으면 신경질이 나서 낚시질을 치우고 술부터 찾고 고성방가를 서슴치 않는다.낚시바늘이 옷에 자주 걸리고 초릿대를 자주 뿌려뜨리는 단계를 말한다.
2. 조사(釣肆)
몇번 낚시를 다녀 재미가 붙게돼 좋은 수확을 거두거나 대어라도 두어마리 낚게되면 목에 힘이가고 자신을 대단히 고상하고 낭만적인 존재로 착각하기 시작하는 단계. 장비도 제대로 갖추게 되고 기술적인 면에서도 제법 신경을 쓰게 된다. 이 때가 되면 낚시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는 듯 낚시 얘기만 나오면 빠지지 않으려 하고
용어선택도 달라진다.예를 들면 '입질이 온다'고 해도 될 것을 '어신이 온다'라고 하고 '고기가 잘 안 잡힌다'를 '조황이 좋지 않다' 등으로 표현한다. 옆사람은 잡는데 자신은 잡지 못하면 의기 소침해 지기도 하는 단계를 말한다. 이 때 肆는 거짓 사이다.
3. 조마(釣麻)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낚시를 가지 않으면 몸살이 날 지경이 된다.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찌가 보여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더러는 결근도 불사하고 되도록 적당한 구실을 붙여 낚시를 갈려고 발버둥 치는 단계.주말이나 연휴에 친척이 결혼하는 것을 가장 얄밉게 생각하는 것도 이 단계에 속한다.이 때 麻는 홍역 마 이다.
4. 조상(釣孀)
마누라를 일요과부로 만드는 것은 약과이고 격일과부로 만드는 일을 서슴치 않는 단계. 낚시 때문에 사업도 시들해져 급기야는 부부싸움으로 이혼까지 하는 사람도 있다. 월급쟁이들은 직장에 사표를 내고 취미를 새로운 사업으로 책정하고 직업을 변경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때 주의하지 않으면 안된다.성공확률이 10%미만으로 극히 낮기 때문이다. 여기서 孀은 과부 상이다.
5. 조포(釣怖)
대부분의 낚시꾼은 釣孀단계에서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된다.이렇게 지속되다간 인생을 망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쌓이기 때문이다.취미를 다른 것으로 바꾸어 보려는 생각도 하게된다.따라서 낚시에 대한 절규와 같은 절제를 하게 된다. 여기서 怖는 두려울 포자다.
6. 조차(釣且)
아무리 취미를 바꿔보려해도 낚시만한 취미를 갖기 어려워 다시 낚시대를 잡는 단계를 말한다. 행동도 마음 가짐도 무러익어 있다.고기가 잡히건 안잡히건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고기를 방생도 할 수 있는 단계다.그러나 아직 자신은 방생하지 못하는 것이 흠이다. 이 때 且는 다시 차이다.
7. 조궁(釣窮)
이제부터는 낚시를 통해 조를 닦는 단계를 말한다. 다할 窮.
8. 남작(濫作)
마음안에 큰 바구니를 만드는 단계. 넘칠 濫.
9. 자작(慈作)
마음안에 자비를 만드는 단계.
10. 백작(百作)
마음안에 100사람의 어른을 만드는 단계
11. 후작(厚作)
마음안에 넉넉함을 만드는 단계.
12. 공작(空作)
마음에 모든 것을 비우는 단계
13. 조선(釣仙)
14. 조성(釣聖)
도인이나 신선이 되는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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