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분에 그을린 바람 속에 서서
나는 오늘 너에게 비린내 나는 물빛 목마름으로
간이 영수증 같은 연서(戀書)를 띄운다.
너는, 잘 가라.
수많은 트라이앵글이 합창하듯 하던 포말도
사금파리 원색으로 피흘린 팔 월의 함성도
언젠가 찬란한 애증의 그림자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느니.
우리, 기억으로 남자.
이제 곧 햇살이 두터워지면
낮게 활공하던 갈매기는 더 높이 날아오르고
잠자리 등이 빨갛게 익을 때
너 또한 더욱 푸르고 푸르게 익어가겠지.
우리, 사라지지는 말자.
한 세월 출렁이던 네가 아니기에
억겁의 세월동안 역마살로 가득 찬 너였기에
너는 우리 기억의 젖줄이 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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