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의 낡은 수첩
지금은 그대가 조금 외롭더라도
시인 김상훈
2010. 8. 17. 01:44
쓸쓸한 저녁 들물 습지
깨금발 꽃창포 설익어 스러지듯
달무리 주름진
좁다란 풀밭 길 언덕
꽃며느리밥풀 혼절하고
그 흔한 빨간 우체통에
그대 안부 묻는
엽서 한 장 도착한 것 없어도
가을이 오면 그대여
세상엔
그대 혼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망막을 찰랑이게 하는 햇살이
새하얀 무명으로 메밀꽃 틔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