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의 낡은 수첩

침묵이 금이 아니다

시인 김상훈 2009. 10. 13. 03:57

 

 

 

말수가 적은 사람을 보면

사람들은 흔히 막연하게 신뢰감을 갖는다.

어딘가 깊이가 있어 보여

고매한 인격의 소유자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자나 성현들은 대다수 사기꾼일 수밖에 없다.

역사 이래로 그들처럼 말 많은 이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말수가 적은 이들은 세 가지 부류가 존재한다.

 

첫째는, 너무 많이 알아서

둘째는, 입을 열면 들통이 나니까

셋째는, 침묵하고 있으면 멋있다고 하니까

 

과묵하다고

무조건 호감을 느끼는 건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다.

 

개인적인 성향이겠지만, 지나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자기 자신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에게 나는 더 호감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