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의 낡은 서랍

인연의 이유- 쪽마루

시인 김상훈 2009. 4. 22. 02:01

 



190955 2009-04-20 오후 9:18:55
글제목 인연의 이유
글쓴이 쪽마루
산다는 것은 인연의 고리가 하나씩 둘씩 늘어 나는 것인가 봅니다.
언제였던가...
내 나이 스므살 나는 극작가 지망생이었습니다.
"고도를 기다리며" 같은 멋진 극을 써보는게 소원이었습니다.
그래서 들어 간 곳이 극단이었습니다.
허드레일부터 시키는 극단의 특성상 죽도록 잡일만 했던 기억이 납니다.
포스트 붙이는 일과 극단 청소부터 라면 끓이는 일 등등이었습니다.
그리고 극단마다 순례하며 연극이나 인형극을 보는 일이 나는 참 행복했습니다.
결국 시대적 어려움에 부딪처 우리는 모든 것을 놓아야만 했지만, 지금도 그 시절이 참으로 느티나무의 가장 푸르렀던 시절처럼 그리 기억됩니다.
거기서 부터입니다.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리며 부산 연극계의 호시대를 맞았던 때 나는 부산사람들과는 다른 묘한 분위기의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이미 멀리서만 바라봐야 하는 그러한 분이셨죠.^^
선생님은 스무살짜리 가당찮은 어린 계집아이였던 나를 기억하지 못하실것입니다. ㅎㅎㅎ
다행인지도 나는 그때 격정의 세월을 견디고 있었으므로... 수많은 시행 착오를 겪으며 반은 광인의 생활을 하고 있었으므로...
그리고 세월이 흘러 나는 여기서 사십의 나이에 이르렀고...다시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그 멋진 분은 여전히 멋졌고...아직도 연극판에 서 계셨습니다.
바로 김상훈 선생님이시지요.
때로 스스로 아니면 내가 인연의 고리를 빼버린 것들이 있지만 나도 모르게 내 추억과 내 꿈과 이어진 인연의 고리로 선생님은 세월을 넘어 내게 다시 보여지신 것입니다.
김상훈선생님과의 인연의 이유 바로 내 스므살 추억입니다.
언젠가는 이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저 지나가는 말처럼 말입니다.
나름 그 때의 상처가 많은지라....


피에슈: 비가 오니 센치해지고 센치해지니 이러한 것들이 가슴 아리게 와 닿습니다.
수많은 인연에 고마운 마음입니다.
오늘 가롤로님의 한 인연이 세상과의 끈을 놓았다고 합니다. 그 여리신 가롤로님이 얼마나 가슴 아파 하실지...
소중한 인연들에 오늘 새삼 감사하며 사랑을 전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인연도 소홀히 대하지 않겠습니다.
세월이 흘러 어느날 김상훈 선생님과 어린 극작가 지망생의 만남처럼 그리 다시 해후 할 날이 있을지도 모를일이니까요.
별이가 그럽니다.
이외수선생님과 그냥 작가와 팬의 입장이냐고...애매한...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거와는 아주 다른 특별한 무엇이라고...아직은 이해되지 않는가 봅니다.
제 인연이 되신 우리 정게 가족여러분 새삼 고백합니다.
사랑합니다. 살면서 아주 특별하게 다가온 인연이라 여깁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기를 평탄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