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의 낡은 수첩
지나간 장날, 엄마 꿈
시인 김상훈
2009. 4. 3. 05:26
할무니, 나 엄마 보구 싶다
기딴 소리하디 말라우
치, 맨날 맨날 엄마 꿈 꾸는데
기래두 기딴 소리 하문 안 돼
씨.... 왜 안 돼
고저, 안 되문 안 되는 둘 알라우
맨날 지나간 장날에 온다구 했잖아
지내간 장날 열 번만 더 지내라우
힝, 또 지나간 장날이래
기럼 네 오마니 올지두 몰라
....
난 이담에 커서 꼭 엄마 찾을 거야
네 에민 찾아두 없어야
친구들이 그러는데 엄마는 세상에 다 있데 뭐
기딴 개소린 듣지두 하디두 말라우
할무니는 엄마두 아니면서 왜 그래
간나 새끼래 오늘 맞아보간 엉
씨.... 맨날 그래
유년시절ㅡ,
얼굴도 모르는 엄마가 몹시 그립던 어느 봄날
마루 끝에 앉아 올려다본 하늘은 그냥 눈물이었다.
지나간 장날.... 돌이켜 생각하니
할머니는 아주 노회한 언어의 연금술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