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의 낡은 수첩

은빛의 압정처럼

시인 김상훈 2009. 2. 9. 19:22

 

 

한순간의 삶을 얘기하려면 몇 잠을 자야 할까. 지나온 흔적이 온통 오류라 해도 다시 퍼담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까지 나는 쉰 해를 넘겼다. 그리하여 이제라도 한때 무언가의 소식을 단단히 붙들고 제 임무에 충실했을 은침의 압정처럼 세상을 물끄러미 바라볼 수 있을 때까지 여든 해가 되더라도 기다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