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의 낡은 수첩

하구언 둑방

시인 김상훈 2008. 9. 13. 03:19

천 년이 엊그제 같은 오늘

칠백 리 낙동강 하구언 둑방엔

짓무른 눈곱 같은 갈 대궁 성성하구나

 

더러는 은빛 서리에

온몸을 서걱이며 비늘을 떨구고

더러는 금빛 햇살에

타는 목마름 힘겨워 비틀리지만

 

이렇듯 해저무는 가을 저녁엔

붉은빛 찬란한 별 무리 되어

강물이듯 바람이듯 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