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상훈 2008. 8. 11. 06:48

 

생에 한두 번

우리 가슴 한복판에
별리의 조탁(彫琢) 펼쳐지리니
그리움이 쌓인들
눈길 같은 길이 나더냐.
그리움이 나이 든들
등 굽은 모습이 되더냐.
헤어짐보다 잊혀짐이 더 아프거늘
그 옛날
풀빛 묻은 바람 되어
순금의 언어는 이미 떠났건만

문패 없이 서성이는 갈 숲도

애타게 짝을 찾는 꿩의 피 울음도

때로는

하늘이듯 바람이듯 하는데
무엇이 그토록 그리우랴.
무엇이 그토록 외로우랴.
그래, 이제는
잠시 접어두고 볼 일이다.

내 생에 다시 한번 빛날 법한

그런 날을 기다리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