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상훈 2008. 5. 31. 03:25

사막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남자 보다 여자가 더 높다는 것은

비단 육체적인 것만을 비유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살아 남겠다는 의지, 그 정신력을 더 높히 평가한다면

일상에서 느끼는 여자들의 정신력이랄까 혹은 삶에 대한 끈질김이랄까

확실히 남자 보다 강한 면을 느낄 수 있다.

끈적끈적하면서도 길게, 또는 야멸차면서도 질기게.......

 

나는 요즈음

왜 사람들이 우울증이라는 수렁에서

좀체 벗어나지 못하는가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되었다.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증세라는 것도.

왜 사람들이 더더욱 술을 찾고 피폐해지는 지도.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며 왜 시도때도 없이 잠만 잘려는지도.

이 모두가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충동에서 벌어진다는 것조차.

 

성공여부가 불투명한 어떤 일에 매달려

그것으로 고통받는 것이 차라리 낳은 지도 모른다.

적어도 위와 같은 증세는 없을 테니까. 

최소한 실낱같은 기대감이라도 존재하니까.

내 자신에 대한 미움이란,

영악스럽지 못하고 약삭 빠르지 못하고

모질지 못하고 아부할 줄 모르고 기댈 줄 모르고,

가진 자와 권력자에 대한 알 수 없는 배타심과 거부감으로

종종 타이밍을 놓친다는 데에 있다.

 

왜 타협할 줄 모를까. 그게 참 밉다. 체질적으로 안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