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상훈 2008. 3. 21. 04:02

아주 가끔

나는 그대를 생각합니다.

 

아주 가끔이라는 표현은

그대를 매일 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주 가끔 생각날 때마다

평소에 무심하게 지나쳤던 일들을

 

아주 가끔

진하게 하고 싶어서입니다.

 

때로는

나는 그대와의 별리를 꿈꾸곤 합니다.

 

때로는이라는 표현은

그대가 정녕 밉거나 싫어서가 아니라

 

때로는 그대에게 너무 실망을 줘서

어디론가 훨훨 날아가고 싶은 심정을

 

내가 족쇄가 되어

차마 그러지 못할까봐서입니다.

 

그리하여 나는 그대를 생각할 때마다

아주 가끔과 때로는이라는 길목에 서서 

 

이렇듯, 혼자 서성이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