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의 낡은 수첩

황진이에게

시인 김상훈 2007. 9. 17. 04:05

눈빛 서먹한 그대에게

뜬금없이 불쑥 내미는 손은

그간 못다한 사랑 때문입니다.

 

사랑한다는 말이 두려워

옷깃을 만지막 거리고 머릿결을 쓸어올리며

긴 사설을 늘어놓는 이유는

그간 못다한 추억 때문입니다.

 

언젠가 떠나버릴 그대를 생각하며

스치는 바람결에 눈물 짓는 까닭은

함께 했던 시공간보다 더 가슴아픈

허망한 약속들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