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너른]의 지하 연습장
* 클릭하면 커지는 사진 <---- 비아그라를 먹은 것도 아닌데 왜 커지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연출가 정경환의 극단 [자유바다]소극장....
지금은 [너른]소극장으로 간판이 바뀌었다.
극단 입구 계단을 나서면 바로 바다다.
그는 작년초부터 대학로에 입성해 있다.
원대한 꿈을 지닌 그는 지금 고생이 말이 아니다.
광안대교의 그 위용과는 사뭇 다르게
우리는 늘 무엇인가 부족함을 느끼고
그 부족함의 근원이 끝내는 현실적인 문제라는
무언의 인식이, 우리 모두를 침묵으로 일관하게 만든다.
추운 겨울이면
우리는 아주 작은 난로를 껴안고 지내곤 한다.
수십 년 동안 지겹게 먹어온 라면이지만
그럼에도 추울 때 여럿이 먹는 라면은 아직도 꿀맛이다.
라면은 굿쟁이들한텐 없어서는 아니 될 아주 소중한 양식이다.
누군가가 나타나서 따끈한 돼지국밥이라도 사주면
우리는 서슴치 않고 그를 독지가라고 불러준다.
세상이 온통 원색의 빛깔로 출렁이는 여름철엔
입구를 통하여 들리는 왁자한 소리들은
즐거워 미치겠다는 것을 넘어 어딘가 끈적한 느낌이 드는
선남선녀들의 말초적인 아우성이지만
찜질방 같은 지하에서 우리는 마치 다른 나라 사람들의
행복한 시간들이라고 치부해 버린다.
몇 프로에 불과한 소위, 잘나가는 배우들을 빼놓곤
연극배우들이 가난한 건 전 세계적인 추세다.
가끔은, 아주 나이 어린 연예인들이
기획사의 주도 면밀한 투자에 힙입어
몇 억, 몇 십억씩 벌어들이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는 건 결코 배아픔이 아니다.
우리가 가장 행복을 느낄 때는
모래 사장에 둘러 앉아 새우깡 몇 봉지에 소주를 마실 때다.
눈치빠른 제자들 가운덴 재빨리 극단에서 라면을 공수해 온다.
새우깡과 라면과 소주의 삼합은 아직 깨지지 않는 속궁합이다.
재작년....
안톤체홉의 [갈매기 안녕]을 연습하다가 찍힌 모습이다.